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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 소재 다나의원에서 C형간염이 집단으로 발생한 가운데, C형간염 항체양성자 67명은 해당 병원을 평균 240회나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보건당국 및 의료계에 따르면 2008년 5월 이후 ‘다나의원’ 이용자로 확인된 2268명 중 25일까지 600명이 검사를 받았으며 총 67명이 양성으로 확인됐다.

 

특히 항체양성자 67명이 병원을 재방문한 횟수는 평균 240회로 항체음성자 평균 15회에 비해 16배나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C형간염 항체양성자로 확인된 A환자의 경우에도 평소 해당 병원을 찾아 수액을 맞았다.병원 인근에서 일을 하는 그는 피곤하거나 몸이 안좋을 때마다 병원을 찾아 수액주사를 맞았고 그횟수만 100회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해당 병원에 재방문 한 환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 의료계는 ‘중독’ 가능성을 의심했다.실제로 해당 병원은 수액주사를 투여할 때 ‘트라마돌염산염’ 성분의 진통제를 섞은 것으로 알려졌다.트라마돌염산염은 많이 쓰이는 진통제 성분 중 하나이지만, 장기투여시 정신적·육체적 의존성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약물남용 또는 의존성이 있는 환자에게는 엄격한 감독 하에 단기간 투여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 같은 성분의 진통제를 수액주사시 같이 투여를 했다면 환자들은 아프고, 피곤함이 없어진듯한 느낌을 받았을 거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안상훈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이 병원에서 수액주사를 투여할 때 ‘트리돌’이라는 성분의 진통제를 섞어 주사를 한 것으로 안다”며 “이 약은 뇌의 몰핀수용체에 결합돼 작용하기 때문에 장기간 사용시 중독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진통제를 섞어 주사를 맞은 환자는 갑자기 아프고 피곤한 것이 없어지는 듯한 ‘반짝’ 효과를 느꼈을 것”이라며 “또 주기적으로 맞은 환자들은 해당 약물에 대한 의존성도 높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집단 C형간염 발생의 원인에 대해서는 ‘주사기 재사용’과 ‘병원 내 위생’ 문제를 꼽았다.

 

해당 병원장은 환자에게 수액 라인(수액 공급 튜브)을 연결하고 추가 약물을 이 라인에 주입했다. 이 때 주사바늘이 제대로 들어가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역류(Regurgitation) 과정을 거친다.

 

역류는 바늘의 위치가 정확한지 확인하기 위해 주사기 피스톤을 뒤로 빼 수액 또는 혈액이 주사기 안으로 들어오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뜻한다. 이때 환자의 혈액속에 바이러스나 세균이 있다면 주사기도 오염되는 것이다.

 

안 교수는 “해당 병원장은 무균시술에 대한 개념이 없었던 것 같다”며 “주사기에 대한 감염은 생각을 하지 못하고 주사바늘만 바꿔 사용한 것 같다. 역류라는 과정을 거쳐 혈액이 딸려오게 되면 주사기도 바이러스에 감염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건당국에 문의해보니 주사기 재사용 뿐만 아니라 병원 내 위생도 좋지 않았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한편, C형간염 감염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C형간염 항체검사를 실시하게 된다. 이 검사는 C형간염바이러스에 대한 항체의 유무를 조사하는 검사다.

 

항체란 간염바이러스와 같은 병원균이 인체에 침입했을 때 인체가 생산해내는 방어물질로 검사결과 C형간염 바이러스 항체를 가지고 있다면 과거 어느 시점에 C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민승기 기자 a1382a@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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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11-27 11: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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