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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잡겠다며 낸 주택공급 대책, 1만6000채는 집값 떨어진 곳에 짓는다
  • 기사등록 2018-09-26 11:2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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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서울발(發) 집값 과열을 잡겠다며 수도권에 주택 공급을 늘리는 대책을 발표했지만, 새로 주택이 공급되는 지역의 절반 이상이 '집값 하락 지역'인 것으로 조사돼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25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인천 서구 집값은 작년 9월~올해 8월 1.27% 내렸다. 정부가 지난 21일 택지를 조성해 7800가구를 짓겠다고 발표한 '인천 검암역세권'이 바로 이 지역에 속한다. 현재 지하철 검암역에서 가장 가까운 역세권 A아파트(직선거리 100m) 전용 69㎡는 한국감정원 시세가 4월 3억2800만원에서 이달 17일 3억2500만원으로 내렸다. 이 아파트보다 역에서 더 먼 아파트는 하락 폭이 더 컸다.

경기도에서도 4600가구가 계획된 의정부시는 1년 사이 0.29%, 3500가구가 공급되는 시흥시는 0.96% 내린 지역이다. 이렇게 집값이 내리는 지역에 공급되는 가구 수는 1만6000가구다. 이번에 발표된 경기·인천 지역 전체 공급 계획 2만5000가구의 64%에 해당한다.

일부 지역은 집값만 내리는 게 아니라 미분양 주택도 급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의정부 미분양 주택은 작년 7월 50가구에서 올해 7월 425가구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시흥시는 한 채도 없던 미분양 주택이 38가구 생겨났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 신규 택지들의 지구 지정 절차를 완료하고, 2021년부터 분양을 시작할 방침이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실장은 "정부가 막대한 비용을 들이고도 서울 주택 수요 흡수에 실패했던 김포 한강, 파주 운정 등 2기 신도시 전철을 그대로 밟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며 "향후 발표될 미니 신도시마저 이런 식이면 당장은 물론 중·장기적인 집값 안정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문형봉 기자


 

[추가자료] d_20180926_15382_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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