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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한 거짓말을 3년 6개월 동안 2만 번 정도 했다고 한다. 하루 16번 거짓말을 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7월13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1267일 째인 지난 9일 기준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거짓이나 사실과 다른 주장을 펼친 사례가 2만55회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트럼프의 거짓말 빈도는 더 잦아지고 있다고 한다.

 

범죄심리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인 캘리포니아 대학교 명예교수인 폴 에크만(Paul Ekman) 박사는 “사람은 8분마다 한 번씩 거짓말을 하며 최소 200번 정도는 거짓말을 한다.”고 밝혔다.

어떤 사람들은 거짓말에도 색깔을 부여한다. 그들에 의하면, 다른 사람을 속이고 해를 끼치는 악의적인 거짓말(red lie)은 나쁜 것이지만, 선의의 거짓말(white lie)은 괜찮다고 변명을 한다. 그러나 새빨간 거짓말이나, 하얀 거짓말이라는 표현은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모두 다 거짓말이다. 거짓은 거짓일 뿐이고, 선과 악의 기준은 그때의 상황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불행하게도 한국은 거짓말 공화국이라고 한다. 지도자든 일반인이든 거짓말에 익숙해 있다고 한다. WHO 조사 결과, 한국은 OECD 사기 범죄 1위 국가로 전체 범죄 대비 사기 범죄 비율이 1위이다. 한국은 사기꾼이 넘쳐나는 나라지만 속는 이도 넘쳐나는 나라라는 뜻이다.

 

하멜표류기에 "조선인은 거짓말을 잘한다. 남을 속이면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잘한 일로 여긴다."고 기술하고 있다. 도산 안창호의 민족개조론에서 "이 민족을 현재의 쇠퇴에서 건져 행복과 번영의 장래로 인도할까 생각하는 형제자매에게 드립니다. (중략) 첫 번째, 거짓말과 속이는 행실이 없게 함이니."

누군가는 이를 바탕으로 "한국인의 혈관에는 피 대신 거짓말이 흐른다."고 까지 한다.

 

2016년 6월에는 한 일본 경제잡지에 실린 기사가 한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기사 내용에서 "한국인은 거짓말쟁이고, 한국은 사기 대국이다." 그 기사는 혐한의 일환으로 왜곡된 부분이 있다. 그러나 한국의 사기 범죄율이 두드러진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하지 못한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많이 듣는 말 가운데 "해외에 나가면 한국 놈들만 조심하면 돼!" 한국인들은, 한국인 스스로가 인정하듯이 거짓말을 정말 잘한다.

그러나 거짓말의 특성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말로 "속은 놈이 바보지!"라는 것이다.

거짓말 공화국에서 사는 한국인들은 거짓말에 너무 관대하다.

 

옛날부터 우리나라의 3대 거짓말이 있다. 1) 노처녀가 "나는 시집 안 간다." 2) 노인이 "아이고 빨리 죽어야지" 3) 장사꾼이 "이거 밑지고 파는 겁니다." 그런데 요즘 한 가지가 더 늘었다고 한다. 4) 정치인들이 “저는 절대 부정 부패 같은 것 안 합니다. 저 이 사람 믿어 주세요.”

 

사실 한국 사회는 정말로 거짓말 많이 하는 믿을 수 없는 나라가 된 것일까?

정치인들 특히 정권을 잡고 있는 위정자들, 국회의원들, 회사를 경영하는 CEO경제인들, 법으로 올바른 정의를 실천하는 법원이나 검찰청, 기독교 목사들,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들, 심지어 언론사 기자들, 심지어 체육인, 연예인들 까지 그들의 입 속에서 나오는 말 한마디 한 마디가 모두 거짓말로 들린다. 오늘도 ‘거짓말 행진’은 계속 진행형이다.

우리는 누구를 신뢰하고 믿고 살아가야 하나 큰 걱정이다.

 

세계적인 행복국가인 네덜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정직한 편에 속한다.

네덜란드에서는 부모들이 자녀를 양육하며 가장 큰 가치를 다름 아닌 ‘정직함’에 두고 있다. 그 다음은 ‘타인에 대한 배려’ ‘공정함’ ‘책임감’ 이다. 정직함을 강조하는 그들의 자녀양육은 누가 보지 않는 곳에서도 마찬가지로 유효하다. 약속은 어김없이 지키고, 늘 떳떳하고 양심에 거리낌 없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부모들의 자녀교육 방법이다.

그러기에 네덜란드는 세계에서 최고 행복한 나라가 된 것이다.

 

한국의 어떤 점이 거짓말공화국으로 만드는 걸까. 거짓말과 행복은 상관관계가 있는가. 어쩜 외모와 외형에 신경을 쓰는 한국인의 사고방식이 거짓말에 익숙하게 만드는 건 아닐까.

남을 딛고 올라서야 하는 사회이기에, 그런 상황이 이익에 눈먼 이들이 들고 거짓말에 무디게 하는 건 아닐까. 거짓은 부정부패를 낳는 씨앗이다. 공직자의 거짓말에 법치는 무너지고, 부패가 판치게 된다.

 

다산 정약용이 말했다. “어중(馭衆·대중을 다스리는 일)의 길은 위엄과 믿음뿐이다. 위엄은 청렴에서 나오고, 믿음은 충(忠·충직)에서 나온다.” 牧民心書(목민심서) 第五篇 吏典六條(제오편 이전육조)에 나온다. 청렴과 충직. 거짓을 배척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한나라 조광한의 고사를 인용해 이런 말도 했다. “말 값을 알려면 개 값을 물어보고, 양 값을 알고 싶으면 소 값을 물어보라.” 거짓을 가려낼 줄도 알라는 뜻이다.

 

6월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형사법정. 시험 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숙명여고 교무부장 현모(53·복역중)씨와 쌍둥이 딸들 결심공판에서 담당 검사가 피고인 딸들에게 따끔한 훈계를 했다. “세상이 호락호락하지 않고 거짓말에는 대가가 따르며 이 사회에 정의가 살아 있다는 것을 피고인들이 깨닫기를 바랍니다.” 이제 우리 모두 귀 담아 들어야 할 훈계이다.



김학용 본지 편집국장 / Piedmont University U.S.A 사회심리 Education PU.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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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7-20 22: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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