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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콧구멍에 플라스틱 빨대가 박힌 거북이가 뉴스에 보도되면서 충격을 주었다. 그런데 또다시 4개월 만에 플라스틱 포크가 콧구멍에 박힌 거북이가 발견되어 세상을 더욱 놀라게 했다. 당시 영상을 본 많은 사람들은 거북이의 고통을 안쓰러워하면서 바다에 버려지는 쓰레기들에 대해 경각심을 느꼈다.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경종을 울려 준 사건이었다.
플라스틱이 최초로 발명된 1860년대 이어, 산업적 생산이 시작된 1950년대 이후 플라스틱은 우리 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 이젠 플라스틱이 없는 일상을 상상할 수조차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렇게 우리의 편리한 생활용품을 가능하게 해 준 플라스틱이 이제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되돌아와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고 환경 문제로 대두됐다.

전 세계에서 매년 생산되는 수백만 톤의 플라스틱은 우리의 삶 속에 평소 무심하게 자연에 버려져 생분해가 되지 않고 잘게 쪼개져 지구환경과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존재가 된 것이다. 2016년 이후 많은 국제 환경기구들은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먹고 자란 오염된 어패류가 식탁에 오르면서 우리의 인체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2007년부터 2013년까지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등 해양에 떠다니는 미세플라스틱은 최소 무게로는 26만8,940톤으로 추정했다. 이처럼 바다로 흘러든 수백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는 분해되지 않고 잘게 쪼개져 독성 물질과 결합한 채 바다에 축적되고, 이 중 일부는 플랑크톤과 작은 물고기에게 삼켜진 뒤 바다의 먹이사슬을 통해 우리의 식탁에 오르게 된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도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조사 연구가 이어오고 있다. 2017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에 따르면 서울과 광주·부산의 대형 수산물시장 3곳 이상의 소매점에서 패류를 종별로 구매해 미세플라스틱 잔류 실태를 조사한 결과, 국내산 굴, 담치, 바지락, 가리비 등 패류 4종에서 미세플라스틱 검출이 됐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미세플라스틱은 지름 5 mm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 입자로 정의되고 있다. 제품의 크기가 인위적 또는 자연적으로 마모되어 플라스틱 쓰레기가 해류나 자외선, 바람에 의해 잘게 쪼개어져 크기가 5mm 이하가 된 플라스틱은 2차 미세플라스틱으로 구분된다.

세계 각국의 해양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북서 대서양 물고기의 73%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고, 그물에 걸려 죽은 바다거북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2015년에는 중국 천일염에서는 ㎏당 550~681개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관찰됐다. 중국뿐만 아니라 스페인 연구진이 자국에서 생산한 바다 소금 제품을 분석한 결과, 1㎏당 43~364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최근 미세플라스틱이 천일염에서도, 생수, 수돗물, 어패류 등에서 검출 되고 조개와 생선 내장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아주 작은 크기로 인해 동물플랑크톤이나 작은 물고기들이먹이로 착각할 가능성이 높다. 조개와 같은 패류는 섭식으로 인해 미세플라스틱을 몸에 축적 시킬 수 있다. 또한 공기 중에 떠다니면서 사람의 코나 입 등 호흡기를 통해 언제든지 우리의 몸속으로 들어올 수 있다.

과학자들은 대기의 심각한 오염에 대해 경고하면서 공기로 운반되는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998년 초기의 연구에 따르면, 폐암환자의 암조직에서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또 다른 연구는 사람들이 일 년에 적어도 50,000여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먹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 

미세플라스틱이 인체나 환경보건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많은 연구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으며, 미세플라스틱은 이미 다양한 경로를 통해 우리 몸이나 생태계에 전달되고 있으며, 이렇게 노출된 미세플라스틱은 크게 물리학적인 특징과 화학적 특징을 통해 생물에게 유해성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플라스틱 제조 시 제품 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첨가되는 대표적인 화학물질들은 가소제, 난연제, 안정제 등으로 이런 물질들은 발달 및 생식교란, 발암성 등의 영향을 준다고 알려진 대표적 환경호르몬들이다.  

세계경제포럼인‘다보스포럼’은 급증하는 플라스틱의 생산, 소비가 미래 지구를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고,이후 매년 플라스틱의 수거, 재활용, 분해 기술, 플라스틱 대체소재 개발 등의 전 지구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 위협은 우리에게 공포심을 씌워주고 있다. 이제 우리가 플라스틱의 생산과 소비를 줄이고, 재활용 비율을 높여 환경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는 근본적인 노력이 절실하다. 아울러 플라스틱 대체 소재와 분해가 쉬운 바이오 플라스틱의 개발 등의 과학적인 노력도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국민적 불안감이 높아지는 미세플라스틱의 유해성은‘제2의 미세먼지’로 우리에게‘침묵의 살인자’로 다가오고 있다.




최충웅 언론학 박사 




[필자 주요약력]

(현) 경남대 석좌교수
     YTN 매체비평 출연
(전)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예오락방송 특별 위원장
     방송위원회(보도교양/연예오락)심의 위원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방송통신연구원 부원장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 원장
     KBS 예능국장, TV제작국장, 총국장, 정책실장, 편성실장
     중앙일보·동양방송(TBC) TV제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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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11-18 17:2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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