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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위기(Crisis)의 시대를 지내고 있다. 그것도 국가 명운이 달린 총체적 위기에 처해있다. 그야말로 대한민국을 사면초가(四面楚歌) 상황에 몰아넣고 있다.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원인은 조선 말기에 나라가 총체적으로 썩어 한반도를 집어삼키려는 열강들의 각축전이 계속되고 있는데도 왕과 관리들은 허망한 사대(事大)에 얽매어 있었다.
무너져 가는 청의 옷자락만 움켜쥐고 있었고, 관리들은 부패했고 무능했다. 나라를 지킬 힘은 키우지 않은 채 그 순한 백성들을 늑대처럼 물어뜯으며 착취해 배를 불렸다.
조선의 왕을 비롯한 위정자들이 권력과 권세를 잃을까 하여 파쟁을 일삼다가 국력을 쇠잔시키고 급기야 군대조차 없는 국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조선멸망에 대해 양계초(梁啓超 1873~1929 청말 민초의 사상가, 교육가, 정치가)는 “조선 멸망의 원인은 궁중과 양반이다. 일본당과 중국당으로 나뉘어 외국 군대를 불러들여 서로 죽이고 싸웠으며, 저 양반이라는 자들은 공무원 하는 것을 유일한 직업으로 삼았다. 다른 나라에서 공무원을 두는 것은 국사를 다스리기 위함인데, 조선에서 공무원을 두는 것은 오직 양반을 봉양하기 위함이었다. 조선 사회에서는 음험하고 부끄러움이 없는 자가 번성하고, 정결하고 자애하는 자는 쇠멸한다. 중·러·일이 조선을 망하게 한 것이 아니다. 조선이 스스로 망한 것이다”라고 했다.
조선시대에 사색당쟁(四色黨爭)은  네 개의 붕당으로 노론 소론 남인 북인의 4대 당파를 말한다. 선조 8년(1575년)에 시작되어 조선조의 남은 기간을 관통한 이 집단 쟁투는 조선을 망친 폐단이었다. 임진왜란 이전에 일본의 정세를 파악하러 갔던 통신사 황윤길과 김성일이 서로 다른 보고를 하는 바람에 왜침에 대비할 기회조차 마련하지 못했다.
500년 왕국을 이웃 나라에 빼앗기게 된 사색당쟁의 시발은 사림양반들이 이조정랑의 자리를 놓고 대립을 하였으며 또한 매사에 다른 의견은 용납하지 않고 이합집산을 거듭하였다. 이들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면서도 투쟁을 위한 투쟁, 반대를 위한 반대를 계속했으며 구한말에는 여러 각종 파벌로 나뉘어 종국에는 일본에게 나라를 잃고 말았다.

헤세 바르텍(Ernst Von Hesse Wartegg 1851~1918, 독일 출신의 여행가, 작가)은 “조선, 1894년의 여름”이라는 여행기에서 조선에 대해 “백성들은 비참함과 가난 속에 허덕이는데, 공무원들은 백성들로부터 착취한 부를 탕진하고 있다. 조선의 백성들은 가난하고 무지하며 게으르고 미신을 신봉하지만, 이러한 속성들은 지조 없고 탐욕스러운 정부 탓에 생긴 불행한 결과이다. 조선의 정부는 수백 년 동안 백성들에게 더 나은 것에 대한 충동이 일어나는 것을 조장하기는커녕 방해해왔다. 왜냐하면 조선의 양반지배층이 봉건적인 질서로 자신들이 물려받은 노비들을 거느리고 마음대로 부리고 파는 노예와 몸종제도를 유지하려 했기 때문이었다.”라고 기술했다. 

구한말의 상황은 엄중했다. 또 비상했다. 그러나 조선은 나라를 지킬 힘이 없었기에 열강들에게 애걸복걸하다가 결국은 일본에게 먹히고 말았다. 요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지금,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은 경제전쟁을 일으켰고, 미국·중국·러시아는 한국을 깔보고 있다. 북한은 무력시위를 벌이며 겁박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 조선시대의 파멸의 길을 걷는 현실이 지금 우리나라에서 또다시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민위귀 사직차지 군위경(民爲貴 社稷次之 君爲輕. 백성이 가장 귀중하고 사직은 다음이며 군주는 가벼운 것이다.)이란 근본을 망각한 패도(覇道)가 우리 사회 전반을 지배하는 듯하다.

분명 우리가 처한 지금의 대한민국은 ‘위기’의 시대이다. 이러한 우리 앞의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선 우리는 반드시 정치를 비롯한 사회 전반의 변화를 이뤄내야 한다.
 전 국민의 일체적 단합과 통합의 힘이 절실하다. 나라를 위기로부터 구하기 위해 제도도 사람도 한결같은 반듯함으로 한 마음 한 방향으로 일로매진하여 나아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자! 공동체의 이익, 국익을 위해 우리 모두 이기심을 버리고 마음을 모으고 하나가 되자!
지금 대한민국은 능력 있고 유능하며, 비전 넘치는 지도자가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국민 모두 자유 민주주의를 향한 실천을 이루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가장 힘써야 할 부분은 국내 역량의 강화이다. 우리는 이미 민주화와 경제발전에 있어 그리고 K-팝(K-POP), 아니 K-문화(culture)를 통해 그 저력을 증명한 바 있다. 지혜를 모아보자. 이런 나라를 그 누가 무너뜨릴 수 있겠는가!

이란의 테헤란에서 궁궐을 건축 중이던 건축가들이 출입구 벽을 장식할 거울을 주문했다. 주문한 거울이 도착했지만, 운송 도중에 모두 깨어지고 말았다. 건축가들은 산산조각이 난 거울을 그냥 버리려고 했다. 그때였다. 한 사람이 나서더니 “버리지 맙시다. 어쩌면 깨졌기 때문에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지 않소.”라고 말했다. 그는 커다란 조각들을 골라서 더 작게 깨뜨린 다음, 그것들을 가지고 추상적인 모자이크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자 둥근 천장과 벽과 기둥이 온통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듯한  놀라운 효과가 나타났다.
작은 유리조각들이 빛을 반사해 찬란한 무지개를 만들어냈다. 바로 이 건물이 알리 카푸 궁전(The Royal Palace)이다. 위기를 만났을 때 불평하지 말고 위기의 조각들로 이루어진 새로운 아름다운 창조적인 모자이크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인간만사 새옹지마”(人間萬事 塞翁之馬)라고 한다. 이 말은 새옹이라는 늙은이의 이야기로, 어느 날 기르던 말이 도망갔으나 낙심하지 않았고 또 그 말이 다른 말을 데려왔으나 기뻐하지 않았고 그 말을 타고 놀던 아들이 다리가 부러졌으나 태연하였고 그 덕에 싸움터에 나가지 않아 부자가 모두 무사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위기와 기회는 항상 공존한다. 기회인 줄 알았던 일이 자신을 위기로 몰아넣기도 하고 위기라고 느꼈던 것이 기회로 다가오는 경우가 자주 일어난다. 그래서 우리는 기회가 왔을 때 신중해야 하며 위기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하여야 한다.
이제 이러한 ‘위기’라는 단어에는 ‘위험’과 ‘기회’가 공존한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그렇게  외환(外患)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내외적으로 내우(內憂)를 없애는 것이 선결과제이다. 


이인혁 시인 (본지 편집국장)


[필자 주요약력]

이인혁 시인
월간 한국시 詩부문 신인문학상, 월간 문학세계 문학상
현재, 한국문단 문인협회 대표회장
         재단법인 평화의 길 국제재단 법인대표/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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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10-01 15: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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